오늘은 특별한 계획 없이 휴가를 냈습니다. 아내도 알고 있어서 외출을 했고, 약속이 잡혀있는 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했습니다. 일반적인 아침에 달리기 운동을 하고, 샤워를 하고 영화 한편을 감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선택한 영화는 1987
요즘 영화에서는 너무나 많은 출연진들이 보이는 것 같아요. 이렇게 많은 출연진들 중에서도 절반만 출연해도 영화 한 편은 충분히 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도 내용을 알지 못하고, 평점이 9점대로 매우 높다는 것만 확인하고 보려 했어요
이런 장면은 정말 익숙해 보입니다. 우리는 이미 많은 영화에서 봤었습니다. 그분은 그룹의 깡패들에 의해 폭행과 죽음을 당했습니다. 그들은 행동의 이유를 설명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억하고 죽었다는 것입니다. 그때는 우리는 왜 홀로 있었을까요? 왜 이런 말도 안되는 설명을 듣고도 그냥 있었을까요? 우리는 언제나 이렇게 약하고 비겁한가요? 그때는 저는 중학생이었지만, 어른이라면 달라질 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폭력 앞에 사람은 정말 약합니다
이 영화에 이렇게 많은 출연 인물이 있는 것은 영화를 감상하면서 충분히 이해가 될 것입니다. 1987년의 여러 어른들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였거든요. 기자, 불교 스님, 교도관, 천주교 사제, 경찰, 학생, 시민, 검찰…
이 영화는 수많은 사람들이 비겁하게 행동할 때 용감하게 행동한 몇몇 사람들을 보여줍니다. 그들은 그 시간에 무엇을 했는지… 그런데 일반적인 영화에서는 이런 장면에서 카타르시스도 느끼고 우리 편이 한방 해주는 쾌감을 느낄 수 있지만, 1987 영화에서는 이런 사람들이 화면 가득히 나오는데도 시원함은 커녕 그냥 슬퍼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이 들어요. 영화속 연희가 했던 대사처럼 ‘그래서 뭐 어떻게 할건데요?’ 무력감… 그래서 뭘 어떻게 할거냐? 할 방법은 있느냐?…. 그러다가 당신만 다치고 결국 죽지 않느냐?
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어떤 말도 입밖에 내기가 어렵더라구요. 마음이 슬프고 복잡하고 답답하고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이해할 수가 없었으니까요. 이런 감정을 느끼게 하는 영화는 정말 오랜만이네요.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왜 그렇게 눈물이 솟구칩니까? 울분의 눈물이라고 할수 있겠네요. 내 가슴 깊숙히 숨어있는 울분을 토해냅니다. 영화는 그렇게 끝을 만듭니다. 이 영화, 그냥 10점 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