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82년생 김지영 (2019)


볼까말까 망설였다. 재미있을까? 그저그런 드라마 같은 느낌일까? “82년생 김지영” 이라는 원작 소설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들어봤는데 책은 읽지 못했으니 영화라도 한번 볼까? 영화 시작 30분전까지도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영화관으로 향했다. 조조인데도 꽤 많은 사람들이 보였다. 남자보다는 여자 관람객들이 많았다. 정말 듣던대로 여자를 위한 영화인가?

일단 정유미의 연기가 좋았다. 정유미가 아니면 이 역할을 누가 했을까? 싶을 정도로 딱 맞았다. 담담했고 그래서 더 많은 공감을 느낄수 있었다. 영화 후반부에 가서는 한 두번 정도 울었다. 친정 엄마가 지영이가 다른 사람 역할을 하는 아픈 장면을 목격하는 장면이다. 엄마는 지영이를 한없이 가엽게 안아주었고 서럽게 슬피 울었다. 친정 엄마가 시집간 아픈 딸을 껴안고 우는 장면은 그저 담담하게만 볼 수는 없었다. 남자이지만 눈물이 흘렀다. 왠지 그 아픈 마음을 알 것 같았다. 

내가 만약에 남편있다면.. 어땠을까? 영화에서 남자주인공이 그러하듯이 지영이가 많이 가여웠을 것 같다. 죄책감도 무척 느꼈겠지. 남편이 지영이에게 특별히 잘 못하는 건 없었는데. 그럼에도 아내가 저렇게 마음을 아파한다면 같이 마음이 아팠을 것 같다. 겉으로 볼수있는 상처라면 이야기라도 나눌수 있었겠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이 아프니 게다가 지영이는 본인이 아프다는것도 알수가 없으니 지켜보는 남편의 마음은 어땠을까? 보는 내내 아리고 답답했다. 

어떤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사람의 아픔을 누구와 비교하기 시작하면 그렇게 느낄수도 있겠지. 하지만 내 아픔은 나만의 것이고 내가 그 정도의 아픔을 견딜수 없으면 그 아픔은 나에게 만큼은 지독한 고통이리라. 누구와 비교해서는 안된다. 공감할수 있었다. 참 힘들게 보였다. 회사 생활하면서 또 다른 지영이들을 볼 수 있었고, 지영이가 겪었던 상황들도 여러번 목격할수 있었다. 절대 쉬워보이지 않았다. 누군가는 견뎌냈고 누군가는 힘겨워서 주저 앉았을 뿐이다. 그래서… 주저앉은 이를 못났다고 할수 없다. 

그녀가 웃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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