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트런드 러셀의 ‘게으름에 대한 찬양’ 을 듣고서..


알쓸신잡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소설가 김영하씨를 알게 되어서 이분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프로그램을 찾아보았어요. 마침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이라는 팟캐스트에서 책을 읽어주고 이야기를 들려주고 계시더라구요. 그래서 적당한 에피소드를 하나 찾아서, 오늘 아침에 달리기를 하면서 내내 들었답니다. 버트런드 러셀의 ‘게으름에 대한 찬양’ 이라는 단편인데요, 내용이 참 마음에 와 닿습니다. 

저는 러셀을 과학자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분이 노벨 문학상도 수상하고 철학 수학등 도전하지 않은 분야가 없을 정도이네요. 게으름에 대한 찬양에서 하는 이야기는 매우 단순한데요, 과거에 비해 요즘 (이 책이 쓰여진건 50년정도 전이죠) 사람들의 노동 생산성은 엄청 올라갔으나, 왜 사람들은 그만큼 하루에 일하는 양이 줄어들지 않을까? 에 대한 고찰입니다. 즉, 과거에 비하면 하루에 4시간 정도만 일을 해도 과거만큼의 생산을 하며 부족함 없이 살수 있는데도 사람들은 자신들의 노동의 강도를 전혀 줄이지 않는다는 것이죠. 

어릴적부터 어르신들로 부터 자주 들어왔던 말이 있어요. 일을 열심히 해야한다. 사람은 기술을 익히고 일을 열심히 해야 한다. 그래야 장차 훌륭한 사람이 된다. 그렇지만 러셀은 항변합니다. 그러한 건 자본가들이 원하는 것 일 뿐이라고 말입니다. 자본가들 입장에서는 그들을 위해서 노동자들이 열심히 일을 해줘야 하는데, 이 노동자들이 여유를 찾고 일하기를 주저한다면 그들에겐 암담한 상황이 되는것이거든요. 그러니, 노동을 신성시하고, 노동 하는 것을 찬양하는 마음가짐을 널리 갖도록 자본가들이 만들어온 것이라고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이야기에 공감합니다. 저 역시 과거에 회사에 오면 무조건 일을 열심히 해야 한다는, 그래야만 밥값을 하고 훌륭한 회사원이라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그러다보니, 주변 동료들도 그러한 잣대로 보게되고, 여유있게 일을 하는 사람을 보면 뭔가 못마땅하게 생각하곤 했지요.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무조건 일을 열심히, 생각도 하지 않고 그냥 열심히 한다고 해서 성과가 높게 나타나는것도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압니다. 그리고 그저 일을 열심히 해야만 마음이 편해지는 것은 과거 서구사회의 노예나, 우리나라의 머슴과 마음가짐이 다르지 않다는것을 이제는 이해합니다. 

그래서, 잉여시간을 많이 확보하고 그 시간을 알차게 활용하려고 하고 있어요. 책도 읽고 생각도 하고, 몽상도 하고 말이죠. 그러는 와중에 획기적인 아이디어도 떠오르고, 성과를 크게 낼수 있다고 지금은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노동을 통해서만 만들어지는 그 부가가치를 단지 자본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자본가들이 독점해가는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적절하게 나누어야 합니다. 과학발전으로 인한 노동생산성의 향상의 혜택을 자본가만 갖는건 말이 되지 않습니다. 노동자들에게도 여유시간을 확보하게 해주고, 함께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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